7월 29일 출시 당일, 허겁지겁 제 노트북에 윈도우10을 올려보았습니다. 윈도우8을 거치면서 메트로 UI에 신물이 나서 윈도우7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윈도우10이 논터치 환경의 사용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하여 올려 보았습니다.
사실 노트북 같은 경우 드라이버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은 제조사가 드라이버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 윈도우에서 기본으로 잡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화면 밝기 단축키 같은 경우 잘 잡히지 않는 드라이버 1순위죠. 사람들이 윈도우10 출시 후 조금 기다리라고 하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상당부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정~ 불편하면 윈도우7으로 재설치 해도 아쉬울 것이 없었기에 윈도우7에서 업그레이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윈도우 화면상에서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말고, 설치 파일을 받아(ISO 파일) 수동으로 진행하면 업데이트 과정을 생략하기에 조금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7이 점유율이 아직 60%를 넘는 웰메이드 운영체제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7으로부터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을 것이라고 기대했고 예상대로 거의 완벽하게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습니다.
[참고로 제 노트북의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SONY VAIO SVS13A15GK)]
CPU : i7-3520M (아이비브릿지)
메모리 : 12GB
저장장치 : 256GB SSD
그래픽 : HD4000 / GeForce 640M LE
하지만 업그레이드를 마친 직후 몇몇 드라이버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블루투스, 터치패드, 화면밝기, 지문인식 센서 등등등... 한숨을 내쉬며 윈도우7으로 롤백을 결심하고 구경이나 좀 하려고 했는데 어라? 시간이 지날 때 마다 드라이버가 하나씩 잡힙니다. 화면밝기가 잡히더니 터치패드가 잡히고 지문인식이 잡히더군요. 한 세시간 정도 지나니 모든 드라이버가 잡혔습니다. 온라인으로 꾸준히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마지막까지 잡히지 않은 외장 그래픽(GeForce 640M LE)은 따로 설치해주니 잘 잡혔습니다.
여기까지가 우여곡절 설치기였고 이젠 윈도우10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커널 버전이 어마무시하게 올라갔습니다. 윈도우 비스타에서 6.0 커널로 시작하여 윈도우8.1까지 6.3으로 이어지는 6커널 시리즈가 아주 긴~~ 점프를 해서 10.0으로 껑충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보안이나 구조 등등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어짜피 하위 커널들을 아주 잘 호환한다는 점, 윈도우8.1과 비교해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것을 비추어 보아 상징성이 강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윈도우10은 앞으로 수년마다 찍어냈던 윈도우 시리즈의 종점이자, 서비스 개념으로서의 윈도우의 탄생을 알리는 운영체제입니다. 더이상 수년마다 이전작을 계승하는 운영체제를 출시하지 않고, 맥 OS처럼 꾸준한 업데이트 개념으로 이어나가겠다는 것이죠. 맥 OS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버전도 10을 의미하는 OS X 버전이였는데, 그만큼 10이라는 숫자가 무언가 새로이 하기에 상징성이 있긴 한가봅니다.
윈도우10과 맥 OS는 버전 말고도 닮은 점이 많은데요, 안드로이드 OS와 아이폰의 iOS가 닮아져 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좋아 보이는 것들은 가져다 쓰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으로 '알림 센터'가 있습니다. 알림을 다 지워버렸지만, 페이스북에 새로운 댓글이 달리거나, 토렌트 다운로드가 완료되거나 하는 때에 알림을 띄워줍니다. 맥 OS와 다르게 하단에 여러 기능을 토글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는데 꽤나 유용합니다.
윈도우8을 쓰면서 끔찍하게 싫어했던 화면 전체를 가리는 시작 화면이 드디어 맨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윈도우7의 형식을 가져오면서도 윈도우8의 그것들을 압축시켜 붙여놨는데 꽤나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메트로 앱이 논터치스크린 환경에서 굉장히 불편했던 것이, 스크린 전체를 가져가버려서 PC 특유의 생산성을 방해하는데에 있었습니다. 태블릿과 별개로 PC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함이였는데, 태블릿 PC에 맞춘 앱들을 화면을 꽉 채워 마우스로 이용하는 것은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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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윈도우10은 다릅니다. 이젠 매트로 앱이 창모드로 실행됩니다. 빠르고 이질감 없게 실행됩니다. 굉장한 사용성의 개선이라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젠 태블릿 모드와 데스크톱 모드를 구분시켜 용도에 알맞는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 모드를 활성화하면 아래와 같이 윈도우8과 비슷한 환경이 나타납니다.
메트로 앱과 기존 클래식 앱을 통합하려는 시도도 좋습니다. 아래 설정 화면이 가장 대표적인데, 윈도우8에서 보여줬던 데스크톱용 제어판과 메트로용 설정 앱이 따로 놀면서 짜증을 유발했었는데 굉장한 진보입니다. '설정' 하나로 통합하고, 더욱 상세하게 설정할 것이 있으면 클래식 제어판으로 안내해 줍니다.
이외에 자잘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디자인적으로 요즘 추세를 반영한 듯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이것입니다. 태블릿과 데스크톱 환경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분리시켰다는 점. 그리고 최대한 통합할 수 있는 것은 통합해 플랫폼으로서의 윈도우의 가치를 높이는 것.
윈도우10은 칭찬할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