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제비뽑기로 가고싶었던 많은 친구들을 제치고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창업캠프에 갔다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캠프에 처음 가보는지라 '과연 정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많이 유익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캠프는 안산에 있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서 7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참가한 분들을 보니 삼괴고등학교 학생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저희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학생들과 한양대학교 내 창업동아리 학생분들이 참가했습니다.
아래는 캠퍼스 들어가면서 찍은 사진들인데요, 워낙 캠퍼스가 넓다보니 반의 반도 못찍었습니다.
학교에서 아홉시 즈음에 나왔는데 일정 시작은 한시더군요. 재밌게 놀다가 행사가 열리는 컨퍼런스홀로 갔습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보니, 과자 봉지를 뜯으며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일정을 진행하는 내내 이분들께서 과자나 간식거리를 끊임없이 갔다놓아주셔서 머리식힐 때에 나와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들어오니 이것저것 넣은 파일을 주셨습니다. 대략 한양대학교 소개와 창업 시뮬레이션 게임 PPT 인쇄자료, 일정, 필기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이름표도 받았습니다.
일정표를 찍어보았습니다. 일정을 진행하면서 다소 빡빡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중 하나가 식사시간마다 창업보육센터로 이동해야하는데 그 거리가 은근히 멀어서 제대로 쉴 시간이 없었습니다.
첫째날의 주요 일정은 팀원들과 만나고, 창업 아이템 키워드를 추첨해서 선정하고, 팀원들과 간단한 토의를 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모든 팀마다 한양대 창업동아리 학생 두명과, 각 고등학교 학생 한명씩이 배정되었는데요, 저희 팀의 경우에는 벤처기업에서 일하시는 두 분과, 삼괴고등학교,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온 두 분과 저까지 합해서 다섯이 같은 팀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좋은 분들과 한 팀이 되어서 마찰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열정적으로 토론할 때에 참가해 주셨습니다.
창업 아이템 키워드 추첨은 주사위 굴리기를 통해서 추첨했는데요, 저희팀은 '이어폰'과 '안전'이 나왔습니다. 처음에 결정되었을 떄는 막막했는데 토론을 하면서 자츰 진행해나가다 보니 아이템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토론을 진행한 후에 진행할 방향을 잡고 사업계획서를 대강 어떻게 작성해야할지 훑어보고 생활관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생활관까지는 걸어서 약 20분정도 거리입니다. 첫날에는 주최측에서 개인 차를 몰고와 데려다 주었습니다. 생활관은 2인 1실이고 책상이 하나씩 있고 각 방마다 화장실도 하나씩 있었습니다. 시설은 이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 같은 팀원이 같은 방을 쓸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저는 같은 팀원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모든 팀원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가지 불편했던 점은, 한양대학교에서는 각 학교측에 침구용품들을 가지고 오라고 문서를 배포했는데, 저희 학교에서는 아무런 통보가 없어 추운 생활관 안에서 빌린 담요하나 덮고 자다가 결국 감기에 걸렸습니다. 웃긴 일이 하나 더있는데요, 학교측에서 교복을 입고 가라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교복을 입으면 생활관에 입장이 안된다고 통보해놓았다는 겁니다. 다행히 사복을 한벌 여벌로 챙겨가서 갈아입을 수 있었습니다.
2일차의 주요 일정은 창업 시뮬레이션 게임이였는데요, 한 팀에서 자체적으로 CEO, 재무이사, 마케팅이사, 생산이사로 역할분담을 하여 창업한지 3년이 지난 기업이 있다고 가정한 뒤에 운영하면서 다른 팀과 경쟁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게임이였습니다. 다섯 팀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며 게임을 진행했는데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실제같은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고려해야할 요인들이 많아서 한 분기를 운영할 때 마다 CEO가 방향을 정해주면, 마케팅에서 한두시간의 토론을 거쳐 전략을 세워서 생산이사가 알맞은 생산량을 조절하고, 재무이사가 손익계산을 해 본 뒤에 최종 CEO에게 보고하며 진행했습니다. 물론 게임 진행 전에 창업진흥원에서 오신 강사분이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일정 중 하나였는데요, 실제 기업 운영보다 쉽게 간소화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정말 복잡한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로만이 아니라 수치로 보여주니까 체감이 확 되더군요.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면서 각 운영진마다 엑셀 파일을 채우도록 했는데요, 머리속이 정말 복잡해집니다 ^^;
시뮬레이션 게임을 마치고 창업 아이템 토론을 할 시간을 조금 더 할애받은 후에 생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생활관 안에서 마지막 날에 있을 발표를 대비해서 최종적으로 아이디어를 점검하고, 이것저것 더 토론하고 하다보니 밤늦게 자게 되었습니다. 저는 발표 경험을 쌓고 싶어서 발표를 맡게 되었는데요, PPT를 만들고 발표 준비를 하느라 조금 더 늦어졌습니다.
마지막 날에 드디어 발표를 했는데요, 너무 떨려서 목소리도 작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해서 관심을 잘 유도해내지 못했습니다 ㅠㅠ 발표 후에 발표한 영상을 보니 제가 봐도 형편없었습니다. 그래도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등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1,2등에게 주어지는 상품은 받지 못했지만, 수료증만이라도 충분히 뿌듯하네요.
사실 처음 캠프에 가는 입장에서 '지루한 강연들을 듣고 흐지부지하게 일정을 끝내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을 많이 안고 갔었는데요, 이 캠프를 계기로 다른 캠프들도 가고싶어지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준 아주 유익한 캠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