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어디냐고 물으면, 애플과 더불어 삼성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애플은 가장 먼저 iOS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해오면서 특유의 OS 지원과 애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성장해 왔습니다. 반면, 삼성은 수 많은 안드로이드 후발주자 업체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HTC, 소니, 모토로라 등 정말 수많은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있었지만 이젠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추세입니다.
이제 누구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라고 하면 삼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삼성이 마케팅적으로도 훌륭했지만, 압도적인 점유율은 마케팅만으로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삼성이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스마트폰을 살 때 이것 저것 따져보며 결정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다수는 메모리니, 액정이니 등등 잘 모르니 눈에 쉽게 들어오는 지표를 원합니다. 바로 브랜드죠. 대부분 고르기가 힘들 때 갤럭시를 사면 적어도 중간은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갤럭시 브랜드는 이제 꽤나 '신뢰감 있는' 브랜드로 발돋움 했습니다. 이는 갤럭시S 시절부터 이어온 누적된 이미지 메이킹의 효과입니다.
사실 삼성은 개성을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갤럭시 노트 시리즈인데, 평준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한 결과입니다. 기술 격차가 상대적으로 심한 스타일러스 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와콤社와의 제휴를 통해 갤럭시 노트의 계단을 상승시킨 것이죠. 갤럭시 노트 시리즈 덕분에 삼성전자는 '시장의 개척자'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고 판매량도 꽤 되어서 현재의 삼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는 한 평준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갤럭시 노트는 패블릿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삼성에게 더욱 중요한 라인은 갤럭시S 시리즈입니다. 윈도우폰 OS가 모바일 OS 3강체제를 위해 힘썼지만 결국 iOS와 안드로이드의 2강 체제로 굳어지는 가운데, 삼성이 새로운 OS로 끼어들 자리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앞으로도 삼성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플래그쉽을 꾸준히 내놓을 텐데, 앞서 말했듯이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이제는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삼성은 갤럭시S6의 개발 프로젝트를 '프로젝트 제로'라고 명명했습니다.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계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은 위기감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삼성이 갤럭시S6에서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중국 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