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버전을 사용한지 4년이 다 되어가니 이제 배터리 수명이 며칠만 사용을 해도 밥을 축냈다. 안 그래도 벼르던 찰나에 배터리가 다 되었다는 좋은 구실을 핑계삼아 G Pro X Superlight 2를 구매했다.
G Pro X Superlight 마우스를 쓰기 전 간략한 히스토리를 정리하자면, 먼 옛날에는 로지텍의 전통적인 유선 게이밍마우스 G102, G304와 같은 녀석들을 사용했었다. 그러다 스타크래프트에 가벼운 마우스가 좋다고 하여 'fkmini'라는 중국 브랜드 마우스에 입문해 fkmini2, fkmini3을 만족스럽게 썼다. 다만, 작은 크기와 뒤로/앞으로 버튼의 부재, 그리고 무선 연결 미지원이 불만이었다. 그리고 2021년, 나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G Pro X Superlight가 출시되자마자 구매해 여태 3년 넘게 사용했다. 전자기기를 철철이 갈아치우는 나에게는 특히나 장수한 녀석인데, 너무 만족스러워 다른 마우스에 눈이 돌아가지가 않았다. 가벼운 무게와 깔끔한 디자인 덕에 게이밍뿐만아니라 사무용으로도 아주 어울리는 지적인 만듦새를 가졌다. 오죽했으면 하나를 더 사서 집과 회사에 하나씩 놓았다. 단 하나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Micro USB 타입의 단자였다. 배터리가 다 되면, 서랍 모퉁이에서 주섬주섬 이 못생긴 단자의 케이블을 꺼내야 했다. 마치 북한 헤어스타일과 같은 이 구닥다리 케이블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간단히 차이점 표를 만들었다.
G Pro X Superlight | G Pro X Superlight 2 | |
출시일 | 2020년 11월 | 2023년 9월 |
충전 단자 | Micro USB | USB C |
좌우 버튼 스위치 | 기계식 | 옵티컬 |
폴링 레이트 (초당 리프레시) | 최대 1000Hz | 최대 2000Hz |
무게 | 63g | 60g |
사용 시간 | 최대 70시간 | 최대 95시간 |
DPI | 25600 | 32000 |
- 크기와 디자인은 정확히 동일하다. 무게가 63g에서 60g으로 3g 가벼워졌다. 체감은 안 된다.
- 충전 단자가 드디어 시대에 맞는 상식선의 단자로 변경되었다.
- 버튼 스위치가 로지텍 마우스 고질병인 더블클릭 증상이 없는 옵티컬 방식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기존 스위치 대비 클릭압이 좀 더 높아지고 조금 더 시끄러워졌다. 솔직히 기존 버전이 더 맘에 든다. 나는 기존 버전에서 더블클릭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더더욱 그렇다.
- 폴링 레이트가 두 배 증가했지만 어짜피 나는 250Hz를 맥시멈으로 쓴다. 솔직히 올려도 게임할 때 체감이 잘 안되는데 배터리 수명은 체감되게 나빠지기 때문이다. 게임할 때 올리고 사무작업 할 때 낮추는건 귀찮아서 대충 250Hz를 고정으로 사용한다. 참고로 나는 반응속도에 나름 민감한 헤비(?) 게이머이다.
- 배터리의 경우, 4년 다되어가는 1세대는 골골대지만 2년 전에 영입한 G Pro X Superlight은 2 ~ 3주간 충전 없이 충분히 오래 간다. 신제품에서 더 오래 간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 DPI의 경우, 나는 최대 1600 고정으로 사용해서 늘어난 최대 스펙이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
왼쪽부터 1세대 검정색, 1세대 흰색, 2세대 흰색. 새 것이라 그런지 아니면 3년 넘게 사용한 1세대가 색이 바래서인지 2세대의 흰색이 약간 더 푸른 하얀빛이다.
좌측 1세대 우측 2세대. 바닥 접지 패드의 모양이 약간 바뀌었다.
디자인만으로 세대를 구분하기는 불가능하다.
좌측 1세대 우측 2세대. 옆면의 디테일까지 모두 동일하다.
리시버의 모양이 바뀌었다. 이것도 사소한 다운그레이드인 것 같다. 아마 더 높은 DPI와 폴링 레이트 지원을 위해 커진 듯하다.
앞서 말했듯이, 클릭음은 2세대가 더 시끄럽다. 클릭압도 살짝 더 높고 끝음이 살짝 튄다. 그래서 1세대의 클릭감이 더 마음에 든다. 해외 커뮤니티를 보니 나만 구형이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반대로 휠의 경우 2세대의 클릭압이 더 낮고 구분감이 덜하게 부드럽게 돌아간다. 나는 겪지 못했지만 1세대의 경우 휠 인식 불량도 잦다고들 하는데, 이를 고치면서 감도가 바뀐 것 같다. 휠의 경우 1세대 2세대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가격 차이가 2~3만원 정도 난다면 그래도 2세대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USB C 단자와 내구성 때문이고 이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