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만 더 지나면 벌써 유럽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됩니다. 도대체 이놈의 유럽 여행기는 언제쯤 완결이 날지 저도 궁금합니다. 입대 하기 전까지는 끝낼 수 있을까요? 넉달만 더 지나면 일주년이라는 것은 벌써 여행을 다녀온지 8개월이 다되었다는 소리입니다. 기억이 점점 흐릿해지는군요.
크게 재미를 못느낀 뮌헨에서 하이델베르크로 넘어왔습니다. 하이델베르크는 독일 최고 대학,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인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위치해있는 소규모 도시입니다. 지역 경제가 하이델베르크 대학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독일에서 가장 젊은 도시입니다. 서울에 있는 것 만으로도 대학의 가치가 높아지는 요즘의 우리나라 대학들과 다른 모습입니다. 인상적인 점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한다는 점입니다. 독일은 대학교 수업료도 무료이고 학생들에 대한 각종 혜택이 넘쳐납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학생들은 국가가 주는 혜택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학생의 본분을 잊지 않고 겉모습에 치중하기보다는 정말 학도로서의 느낌이 나는 대학생들이었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던 하이델베르크의 강가입니다. 다리를 건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죠. 괜시리 다리 밑에 내려가 새 똥밭 위의 새들을 찍어봤습니다.
사실 하이델베르크에 방문한 주된 목적은 두가지였습니다. 유럽 중소도시의 느낌을 느껴보고싶었고, 독일 최고의 대학을 보고싶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예약한 에어비엔비 숙소는 하이델베르크 학생들이 실제로 룸쉐어를 하고 있는 집의 빈 방이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하숙 쯤 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집주인이 관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알아서 공동 구역을 관리하는 식입니다. 집이 전체적으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나쁘진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저를 맞이해준 대학생은 Katrin.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입니다. 독일 사람들이 대게 교육 수준이 높아 영어를 보편적으로 잘 하지만서도, 특히나 하이델베르크에서는 더욱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대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Katrin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Katrin이 준 팜플렛을 뒤적거리다가 유람선 팜플렛을 찾았고, 이거다 싶어 얼른 집에서 나와 구글 지도에 주소를 넣었습니다.
유람선을 타보니 저를 빼고는 대부분 백발의 노인들이었습니다. 모두들 젊은 동양인 청년이 타니 신기하듯 쳐다보고 말을 걸더군요.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완벽한 날씨에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맥주를 한잔 마시며 풍경을 감상합니다. 저 너머로 하이델베르크 성이 보이네요. 아쉽게도 가보진 못했습니다.
다리를 건널 때 찍었습니다. 다리 위를 응시했더니, 다리 위에 있는 남자가 저를 보며 물을 뿌릴듯 제스쳐를 취하며 웃었습니다. 아, 절대 인종차별적인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니고 가벼운 장난정도의 느낌입니다. 물론 실제로 물을 뿌리진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없는 '처음보는 사람과의 일상 속 장난'을 기억하고자 한 컷 찍었습니다.
운하입니다. 처음 보는 운하라 신기했습니다.
운하를 건넌 후..
그리고 배에서 내렸는데, 하이델베르크가 아닌 가까운 다른 곳에서 내려졌습니다. 근처 역을 찾아가다가 너무 예쁜 마을을 발견했습니다.
예쁜 마을을 건너, 구글 지도의 힘을 빌려 우여곡절끝에 역을 찾아서 다시 하이델베르크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녁은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식을 먹었습니다. 소시지, 콜라, 감자튀김을 먹었는데, 애석하게도 감자튀김 사진만 남아있네요. 소시지와 감자튀김 맛은 한국에서 우리가 먹던 그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새롭지는 않지만, 타지에서 만나니 뭔가 반가운 그런 맛이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는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대학생들로 가득 찬 이 젊은 중소도시는 짧게 머물렀지만 아름다운 풍경들 덕에 깊게 여운이 남습니다. 이제 다시 유럽의 큼직한 도시, 파리로 떠납니다. [바로가기]